뉴욕증시가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9월 고용지표를 앞둔 경계 심리 속에 일제히 하락했다.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부각되며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7.24p(-1.18%)

하락한 4만6590.24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61.70p(-0.92%) 떨어진 6672.41에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2.51p(-0.84%)

밀린 2만2708.08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지연된 9월 고용 보고서 발표를 기다리며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오는 19일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원래 지난달 3일 발표 예정이었던 미국 노동통계국의 9월 고용보고서는

20일에 발표된다.

AI 열풍이 증시 밸류에이션을 지나치게 끌어올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게 나오고,

성장이나 미래에 대한 긍정적 논조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관련 업종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용지표도 연준의 금리 경로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주요 연준 인사가 잇달아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12월 기준금리 동결 베팅이

50%를 웃도는 상황이다. 연준이 9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잇달아 25%p씩 인하했을 때의 근거는 고용 둔화 예방이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이날 통화정책 변화를 두고 "천천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준 이사는 반대로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을 보면 구글 알파벳(3.11%)과 테슬라(1.13%) 등 2종목은 강세를 띤 데 반해 엔비디아(-1.88%)·

애플(-1.82%)·마이크로소프트(-0.53%)·아마존(-0.78%)·메타(-1.22%)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 외에도 퀄컴(-4.16%)·AMD(-2.55%)·인텔(-2.28%) 등 반도체 관련주가 약한 흐름을 보였다.

AI 서버 제조업체 델테크놀로지스의 주가는 8.43% 급락했다.

알파벳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올 3분기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 지분을 43억달러(약 6조3000억원)

어치를 신규로 매입했다는 소식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커뮤니케이션과 유틸리티만 오름세를 보였고, 나머지 모든 섹터는 내림세를 기록했다.

국채금리는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경기 동향을 잘 반영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1.6bp 내린 4.13%를 기록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보합권 수준인 3.61%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25%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18달러(0.3%) 내린 배럴당 59.91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0.19달러(0.3%) 떨어진 배럴당 64.20달러로 집계됐다.

러시아 흑해의 주요 원유 수출 창구인 노보로시스크항에서의 선적이 전일부터 재개된 영향이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 인프라 공격이

계속 주시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우크라이나 공격이 러시아 원유 수출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가 원유 공급과 무역 흐름에 미칠 영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평화 협상 압박을 목적으로 오는 21일부터 러시아 석유기업 루코일과 로스네프트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시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공화당이 러시아와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제재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란도 제재 대상에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전일 대비 0.93% 내린 5640.94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일 대비 1.20% 내린 2만3590.52로 거래를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대비 0.24% 내린 9675.43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전일 대비 0.63% 내린 8119.02로 거래를 마감했다.